봄 SPRING


<미니 스트릿>의 이틀째 날은 폭풍우가 몰려왔습니다. 종일 비가 내렸고, 이는 마치 [스팀시티]의 앞날을 예언하는 듯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커뮤니티는 탐색과 환상의 시기를 거쳐 갈등의 폭풍 속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폭풍기를 거쳐내지 못한 관계는 결국 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폭풍을 지나며 단단해진 관계만이 커뮤니티의 울타리에 안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호응과 관심 속에 출발한 [스팀시티]에도 여지없이 이러한 폭풍이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외부의 공격과 내부의 균열을 함께 자극했습니다. 빠른 시도와 높은 관심은 커뮤니티의 다른 주체들을 자극했고, 그들은 어떤 의도에서든 [스팀시티]의 행보에 딴지를 걸고 싶어 했습니다. 또한 관계를 성숙시킬 만큼 충분한 소통의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이제 막 시작된 커뮤니티는 의사소통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S 촉발된 갈등은 커뮤니티의 근간을 흔들 만했고, 이를 미리 감지한 마법사는 선제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러자 커뮤니티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스팀시티]의 구성원들이 침착하게 대응한 것에 반해 [스팀시티] 밖의 커뮤니티에서는 큰 소동이 일었습니다. 일부의 <위즈덤 러너> 지원자들이 이탈했고, [스팀시티]의 파운더 중에서도 이탈자가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어디로 갔는지 마법사는 폭탄같은 예언을 남기고는 돌연 사라졌고 두 명의 총수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커뮤니티를 존속시킬 것인가? 중단할 것인가? 그러나 총수들의 반응은 분명하고 확고했습니다. 유쾌하고 호기롭게 그리고 거침없이 몰려오는 폭풍 속으로 진입했고 [스팀시티]는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정확히 41일 만에 귀환한 마법사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스팀시티]는 가라앉았습니다. 그리고..’ 마법사는 [스팀시티]가 왜 가라앉았는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스팀시티]가 사라지며 남긴 미션을 전해 주었습니다.  ‘나를 찾아올 것,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라도..’,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나를 만나게 될 거야.’  그리하여 가라앉은 마법의 도시 [스팀시티]를 찾아 나서는 지구행진이 시작된 것입니다.  S 지구행진은 45일 만에 시작되어야 했습니다. 시간은 지체할 수 없고, 동쪽으로 나아가야 하며, 같은 도시를 다시 갈 수 없었습니다. 이에 라총수는 <위즈덤 레이스>의 첫 번째 주자로서 지구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일본을 거쳐 태평양을 넘고 남미를 돌아 유럽대륙에까지 이르렀습니다. 10개월 동안 펼쳐진 라총수의 <위즈덤 레이스>는 봄의 아이 ‘춘자春子’를 탄생시켰습니다. 콘텐츠 플랫폼 [춘자]는 세계를 내 집 삼아 돌아다니는 수많은 창작자를 위한 공간과 시스템을 세상에 내어놓으려 태어났습니다. 이를 위하여 라총수는 춘자의 성장 과정을 소개하는 <매거진 춘자>를 창간하고 멤버십을 모았습니다. 춘자는 <위즈덤 레이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자라나 [도서출판 춘자]를 설립하더니 마침내 그 열매를 세상에 내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위즈덤 러너> 피터님<배낭영성>과 [스팀시티]의 첫 번째 투자자 젠젠님<어쩌다, 크루즈>가 그 첫 번째 결과물입니다. 젠젠님의 <어쩌다, 크루즈>는 ‘위즈덤 레이스 인 크루즈’로 <위즈덤 레이스>의 바닷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 사이 한열총수는 분산화되고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암호화폐 세계를 항해할 스팀 전용 디앱 브라우저 [모이또moitto]를 런칭했습니다.  S 한편 마법사는 암스테르담에서 커뮤니티에 <글쓰기 유랑단>을 제안했습니다. 한 달 동안 함께 유럽을 여행하며 글을 쓰고 그것을 책으로 묶어 내보지 않겠느냐고 말입니다. 이것은 라총수의 지구행진에 동참하며 자신의 <위즈덤 레이스>를 시작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피터님의 10여 년 간의 영성탐구 기록인 <배낭영성>과 자신을 찾기 위해 바다를 거슬러 올라간 기록인 <어쩌다, 크루즈>가 [도서출판 춘자]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입니다.  S [스팀시티]가 가라앉고 <위즈덤 레이스>가 시작되는 동안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 역시 폭풍 속으로 진입했고, 수많은 기대와 호기심들이 커뮤니티를 떠나갔습니다. 시세가 떨어져서이기도 하지만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스템의 근간인 커뮤니티가 어떻게 시작되는지, 어떻게 성장하는지 이해하고 적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역사를 품어내고 상호작용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며 인격적 관계를 맺는 일이 마치 멸종 위기의 천연기념물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S 왜곡된 채 기형적으로 성장해 온 자본주의는 사람들의 꿈과 선량한 노력을 착취하여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착취에 지친 사람들은 꿈꾸기를 포기한 채 사람들과의 관계, 사회와의 연결을 끊어내고 있습니다. 그러자 이 웃자라 버린 자본주의는 성장의 한계에 봉착하여 무너져 내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우리가 딛고 선 자본주의의 파멸은 우리 모두의 파멸이기도 합니다. 그때 구원처럼 등장한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스템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으나 인류는 아직 이 세계의 암호를 풀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점과 점,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스템은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 사람들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관계망을 형성해내지 못하면 손만 뻗어대다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그것은 지혜와 영성의 마법이 아니고서는 이어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미래기억 속에 잠들어 있는 연결에 대한 기억과 꿈의 씨앗들을 찾아내지 못하면 인류는 파멸하는 자본주의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암호를 푸는 열쇠가 가라앉은 마법의 도시 [스팀시티]에 묻혀 있습니다.  S <위즈덤 러너>들은 [스팀시티]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스템의 암호를 풀어낼 마법의 열쇠를 찾아내어 인류를 파멸의 위기에서 구해 낼 수 있을까요?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우리는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요?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회전하고 있는 지구처럼 [스팀시티]도 계속 움직이고 있습니다. [스팀시티]는 가라앉은 상태에서도 춘자를 탄생시키고 계속 자라나고 있습니다. <위즈덤 레이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스팀시티]를 찾기 위한 지구행진은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정지된 상태에서도 비록 제자리걸음일지언정 걸음을, 춤추기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S 그렇게 [스팀시티]의 전반전이 끝이 났습니다.

 

제4장_ 지구행진 그리고 위즈덤 레이스

 

 S  제1장  인류의 무의식을 채굴하다
 S  제2장  고래 전쟁
 S  제3장  총수님을 찾습니다  
 S  제4장  지구행진 그리고 위즈덤 레이스